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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제일 많이 쓰는 세대가 제일 걱정한다 — 55%라는 숫자

Pew 리서치가 8월 18일 공개한 조사에서, 미국 18~29세의 55%가 AI를 '기대보다 걱정'이라고 답했습니다. 2021년의 31%에서 24%포인트 오른 수치입니다. AI를 가장 능숙하게 쓰는 세대가 가장 회의적으로 변한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AI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깔고 가는 가정이 하나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AI를 반길 것" 이라는 가정입니다. 새 기술은 늘 젊은 층이 먼저 받아들였고, 실제로 챗봇을 가장 능숙하게 쓰는 사람들도 그쪽이니까요.

그런데 8월 18일 나온 조사는 그 가정을 정면으로 뒤집습니다.

55% — 처음 과반을 넘었다

Pew 리서치 센터가 미국 성인 3,488명을 대상으로 6월 22~28일에 조사한 결과입니다. 일상에서 AI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 전체 성인: 52% — 2021년 37%에서 15%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대로 "걱정보다 기대"는 **9%**에 그쳤습니다.
  • 18~29세: 55% — 2021년 31%에서 24%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이 연령대에서 걱정이 과반을 넘은 건 처음입니다.
  • 같은 연령대의 "걱정보다 기대"는 25%에서 **11%**로 절반 이하가 됐습니다.
+24%p −14%p 31% 25% 55% 걱정 우위 11% 기대 우위 2021 2026
미국 18~29세. 2021년엔 걱정(31%)과 기대(25%)가 가까웠지만, 2026년엔 55% 대 11%로 벌어졌습니다. (Pew Research Center)

숫자를 다시 보면 이상합니다. 전체 성인의 상승폭이 15%포인트인데, 젊은 층은 24%포인트입니다. AI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세대가 가장 빠르게 돌아섰다는 뜻입니다.

걱정의 내용은 꽤 구체적이다

막연한 불안이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일자리를 물었을 때 답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 전체 성인의 **71%**가 향후 20년간 AI가 미국의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봅니다. 2024년 64%에서 7%포인트 올랐습니다.
  • 일자리가 늘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5%**입니다. 71 대 5, 거의 일방적입니다.
  • 18~29세의 일자리 감소 예상은 2024년 61%에서 **73%**로, 2년 만에 12%포인트 뛰었습니다.

Axios가 함께 인용한 별도 조사(Axios–Generation Lab)에서는 18~34세의 **27%**가 "나 또는 내가 아는 사람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건 인식 조사입니다. 실제 해고 사유를 검증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데이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구분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식은 행동을 바꿉니다. 통계적으로 사실이든 아니든, 네 명 중 한 명이 "AI가 일자리를 가져갔다"고 믿는 사회에서는 진로 선택과 소비와 여론이 그 믿음대로 움직입니다.

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더 걱정할까

익숙해지면 안심하는 게 보통인데, 여기선 반대입니다. 저는 이유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봤기 때문입니다. 챗봇을 몇 번 써 본 사람은 "생각보다 대단하네" 또는 "생각보다 별거 없네"에서 멈춥니다. 그런데 매일 쓰는 사람은 어디까지 되는지를 몸으로 압니다. 자기 일의 어느 부분이 이미 대체 가능한지를, 남이 알려주기 전에 자기가 먼저 압니다. 그 감각은 낙관보다 계산에 가깝습니다.

둘째, 잃을 것이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40대의 경력은 이미 쌓인 자산이고, AI는 그 자산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도구로 보입니다. 반면 20대의 경력은 아직 쌓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AI가 가장 잘하는 일이 하필 초급 업무 — 자료 정리, 초안 작성, 기초 코드 — 와 겹칩니다. 사다리를 오르려는 사람 앞에서 아래쪽 발판을 치우고 있는 셈이니, 같은 기술이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드는 쪽에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AI로 뭔가를 만드는 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조사를 보면 잠깐 방어적인 마음이 듭니다. "잘 쓰면 좋은 도구인데" 같은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그 반응이 별로 쓸모없다는 것도 압니다. 71%가 일자리를 걱정하는데 "잘 쓰면 좋다"고 답하는 건 대화가 아니라 회피입니다. 도구가 좋다는 사실과, 그 도구가 누군가의 첫 일자리를 지운다는 사실은 동시에 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만드는 쪽에서 물어볼 질문을 바꿔 보려 합니다. "이걸 AI로 자동화할 수 있나"에서 "자동화하면 누가 배울 기회를 잃나" 로요. 제가 만드는 것들은 대체로 제 일을 편하게 하는 도구지만, 규모가 커지면 같은 질문이 남의 일에도 적용됩니다. 미리 습관을 들여 두는 게 낫습니다.

그럼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이 조사가 주는 실용적인 교훈은 "AI를 쓸 것인가"가 이제 질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8~29세는 이미 가장 많이 씁니다. 질문은 "AI가 잘하는 일과 겹치지 않는 실력을 어디에 쌓을 것인가" 로 옮겨갔습니다.

제가 정리한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 판단이 필요한 자리로 옮기기. AI는 초안을 잘 만들지만, 그 초안을 채택할지 버릴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합니다. 만드는 사람보다 고르는 사람의 자리가 오래 남습니다.
  • 맥락을 쌓기. 모델은 일반 지식이 압도적이지만, 우리 회사가 왜 3년 전에 그 결정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조직·도메인·사람에 대한 맥락은 검색으로 대체되지 않는 자산입니다.
  • 끝까지 책임지는 경험. 문제를 정의하고, 만들고, 배포하고, 깨지면 고치는 한 바퀴를 스스로 돌려 본 경험은 부분 자동화로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건 규모가 작아도 됩니다. 작은 서비스 하나를 끝까지 굴려 보는 게 큰 프로젝트의 한 조각을 맡는 것보다 나을 때가 많습니다.

세 가지 모두 "AI를 피하라"가 아니라 "AI 위에서 뭘 할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55%의 걱정은 기술을 거부하는 신호가 아니라, 기술을 쓰면서도 자기 자리를 계산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정리

  • Pew 조사(성인 3,488명, 8월 18일 공개): 미국 18~29세의 **55%**가 AI를 걱정 우위로 봅니다. 2021년 31%에서 +24%p.
  • 전체 성인의 **71%**가 AI로 일자리가 줄 것으로 보고, 늘 것으로 보는 사람은 **5%**입니다.
  • AI에 가장 익숙한 세대가 가장 회의적입니다.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대체되는 업무가 자기 커리어 초입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 개인의 대응은 판단 · 맥락 · 끝까지 책임지는 경험 — AI가 잘하는 일과 겹치지 않는 쪽입니다.
  • 만드는 쪽의 질문도 바뀌어야 합니다. "자동화할 수 있나"에서 "자동화하면 누가 배울 기회를 잃나" 로.

참고 자료